< 전시 소개 >
박소현 작가는 일상 속 삶을 관찰하고 우연히 마주하는 것들에 대한 끌림을 바탕으로 작업물을 선보입니다. 의도한 생각과 선택이 아닌 본능적인 직감을 통해 나타나는 소재와 감정을 화면 안에 담아내어 여러 동물들과 함께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하나의 방으로서 작용하는 캔버스 위에는 검은 고양이, 은빛 토끼, 푸근한 오리, 야자수가 각자의 모습을 드러내며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한편, 인지되는 단어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단어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는데 이는 관람객과 교류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관람객의 시선대로 읽히고 보여지는 단어의 무궁무진함이 빚어낼 다채로운 상상이 이번 < DDING-DONG > 전시에서 작가가 한껏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
검은 고양이와 네잎 클로버가 등장하는 < GANNI > 라는 작품은 행운을 마주하였을 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놀라움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쉽사리 발견할 수 없는 네잎 클로버를 마주한 고양이가 행운을 마주한 상황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놀라움과 기대감이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클로버를 고양이의 크기와 비슷하게 확대하여 행운의 에너지를 극대화시킨 작품으로 클로버 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그 앞에 멈추어 서서 행운의 순간을 만끽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와 클로버라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 간의 만남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사소한 행운의 순간들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4마리의 검은 고양이의 모습이 담긴 < Hello >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주차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4마리의 고양이 가족과 작가와의 짧고도 인상적인 만남이 캔버스 위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요한 침묵 속에 작가와 고양이 가족은 서로를 응시하며 무언의 대화를 이어갔는대요. 작가가 다가간 만큼 뒤로 물러나는 고양이 가족이 마치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지켜야 할 거리에 대해 알려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합니다. 성급히 다가가 거리를 좁히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존재를 지켜주고 존중하는 소중한 마음이 담긴 작품입니다.
이처럼 이번 전시 띵동에서 작가는 ‘놀라움’이라는 강렬한 감정 속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캔버스 위에 한컷의 동화처럼 표현하여 그 안에 담긴 찰나의 이야기들을 포착하는 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긴장감과 호기심, 생동감이 가득한 동물들과 야자수의 모습은 마치 ‘인간의 삶’에 대해 자연물이 느끼는 놀라움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도 하는 생경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관람객이 대상이되어 작품 속 오브제에게 귀 기울여야 할 것만 같은 이번 전시에서 작품이라는 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람객과 작가의 기묘한 만남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