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잘될거에요~ - 데이비드 염 DAVID YOUM
분홍빛이 번지고 있는 거실 한가운데, 한 인물이 소파 위에 엎드려 있습니다. 얼굴은 베개에 묻고, 한 손은 가볍게 들어 올려 허공을 향해 흔들고 있습니다. 마치 “괜찮아, 이제 다 털어냈어”라고 말하듯, 가벼운 손짓으로 자신을 다독이는 장면입니다.
이 작품은 작가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작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다짐입니다. 무거웠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힘을 내어 나아가려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거실을 채운 푸릇한 식물들과 부드러운 색감, 테이블 위에 놓인 책과 머그잔, 액자 속 푸른 숲의 이미지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앞으로 펼쳐질 일상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듯 인물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다 잘될 거예요~>는 훌훌 털어내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자는 마음이 화면 가득 번져 있는 작품입니다.
[ 전시 소개 ]
너를 민다.
앞으로 뒤로 꼭 그만큼만 가고,
그만큼 다시 돌아올 걸 알기에 세게 밀어도 본다.
어깨 나란히 걸음 한번 걸은 적 없어도
너의 체면이 내 앞에 서서 밤보다 까만 그림자를 만들어 슬픈 적도 있지만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길이 되었다.
그 해 4월, 아직 좀 그렇고 그렇던 날
나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지. 그때 나를 찾아 돌려 준 이가 너였어.
나조차 내 편일 수 없던 순간에 마침맞게 함께 있었던 사람도 너였고.
수많은 너의 언어를 알고도 모른 척 하고, 그렇게 나의 서투른 주장은 이기적이었는데도 넌 늘 그 자리에 있었지.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하면 내 길을 더 의미 있고, 용기 있게 갈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지.
난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오늘 아침 받은 ‘배송 중’ 이라는 택배 문자처럼.
네가 나를 오래 기다렸던 것처럼.
다시 4월.
I
작가의 작업은 작가의 시간과 기억을 들여다보는 재현적 과정이다.
작가의 시간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기억은 사실, 좋은 것 보다 상처, 후회가 더 많다.
그렇게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는 고백은 더 과장되고 마음 졸인다.
이런 마음 졸임과 고백이 작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절대적 위로가 필요한 나약한 보통의 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작업에 등장하는 가족, 평안한 거실, 오래된 골목길, 식물, 고양이, 오래된 장난감 등은 오랜 시간 동안 작가와 함께하며 위로와 위안을 주었던 기억, 사물 들이다.
이러한 작가의 시원적 시간과 오래된 사물은 우리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과거의 불안한 감정 또는 반대로 평안한 기억들을 꺼내어 현재의 고통을 치유 하는 매개체들이다.
더 나아가 작가가 이토록 작업을 통하여 시각적 경험과 기억들을 관객과 공유하고 공감받기를 원하는 이유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무난하게 함께 하며, 또 다른 상대적 공동체를 이해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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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염 "다 잘될거에요~" David Yo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