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골목을 기억하나요? 아니요 그 냄새가 아니에요.
아이들의 흙냄새가 사라지면 슬금슬금 저녁밥을 짓는, 매일 먹던 국인데도
배가 고파지는 그 국 냄새가 숨어 다니던 골목을 기억하나요?
텔레비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서 더 슬프던 그 골목길.
오래된 기억이 묻은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 봅니다. 의자는 작가입니다.
큰 나무 그늘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안식과 쉼을 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볼품없는 작은 의자입니다.
그래도 간혹 잠깐 쉬어가면 안되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고,
안식처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자리를 내어 줄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까짓, 정 안되면 나중에 불멍에 쓸 장작이라도 되어
누군가의 꿈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진다면 좋지 않을까요?